9월은 가톨릭 교회에서 다양한 성인들과 세명의 대천사의 축일이 기념되는 달로, 이들은 각기 다른 삶 속에서 하느님께 깊이 헌신한 인물들입니다. 특히 신앙을 새로 시작하는 이들에게 세례명으로 선택하는 것은 그들의 신앙 여정에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성인들의 삶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의 길을 인도하신다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9월에 기념되는 성인들 중에서 신앙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세례명을 소개하겠습니다.
대 그레고리오 1세 (Gregorius I)
축일: 9월 3일
성 대 그레고리오 1세는 540년경 이탈리아 로마의 귀족 가정에서 태어나, 법학을 공부한 후 573년 로마 시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 후 그는 수도 생활을 선택해 로마 첼리오 언덕에 있는 저택을 성 베네딕토 규율을 따르는 수도원으로 전환했습니다. 590년, 그는 교황으로 선출되어 로마의 전염병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교회 개혁과 자선 활동에 힘썼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그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저서는 중세 신학과 전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영국의 복음화를 촉진하며 앵글로색슨족의 개종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대교황’으로 불리며, 604년 3월 12일에 선종하여 성인이 되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대 그레고리오 1세는 교회 개혁과 신앙 전파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지혜롭고 헌신적인 리더십의 상징입니다. 그레고리오라는 이름은 봉사와 영적 깊이를 상징하며, 학문과 신앙을 통해 세상에 빛을 비추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세례명입니다.
베드로 클라베르 (Petrus Claver)
축일: 9월 9일
성 베드로 클라베르는 1581년 에스파냐 바르셀로나 근교 베르두에서 태어나 예수회에 입회한 후, 신대륙 콜롬비아에서 평생 흑인 노예들을 돌보는 사도로 헌신했습니다.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에서 그는 40여 년 동안 30만 명이 넘는 노예들에게 세례를 주었으며, 그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엄격한 생활을 실천하면서도 노예들에게 자비와 사랑을 베풀었던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과 기적을 행한 성인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흑인 노예들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하는 선교사들의 수호 성인으로 선포하였고 현재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특히 콜롬비아 선교의 수호성인이며 흑인의 사도로 불립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베드로 클라베르는 헌신적인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며, 특히 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해 자신의 생애를 바친 성인입니다. 그의 이름은 자비와 정의를 상징하며, 사회적 약자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세례명입니다.
요셉 쿠페르티노 (Josephus Cupertino)
축일: 9월 18일
성 요셉 쿠페르티노는 이탈리아 레체 근처에서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여러 수도회에서 거절당하고 마부로 일하다가, 결국 1628년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그의 신비로운 탈혼과 공중부양의 기적이 유명해졌으며, 많은 이들이 그를 찾아와 영적 지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단 의혹으로 수도원에서 은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교황 우르바누스 8세가 그의 성덕을 인정하여 모든 의혹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요셉 쿠페르티노는 비행 조종사와 공중 여행자의 수호성인으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은 신비로운 성인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어려움을 극복한 그의 삶은, 신앙의 여정에서 겸손과 믿음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영적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도 마태오 (Matthaeus)
축일: 9월 21일
성 마태오는 갈릴래아의 카파르나움에서 세리로 일하던 중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도가 되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레위였으나,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 마태오라는 새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열두 사도 중 한 명으로, 특히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복음서를 저술했다고 전해집니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에티오피아나 페르시아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습니다. 그의 유해는 현재 이탈리아 살레르노의 대성당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사도 성 마태오는 세리였던 경력으로 인해 특별히 은행원과 장부 기장자, 회계사와 세무 직원들의 수호성인이 되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마태오는 죄인으로 여겨지던 세리에서 사도로 변모한 인물로, 하느님의 자비와 회개의 상징입니다. 신앙 생활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성 마태오는 삶의 변화와 헌신을 상징하는 좋은 세례명이 될 수 있습니다.
비오 (Padre Pio, 파드레 비오)
축일: 9월 23일
성 비오 신부는 1887년 이탈리아 피에트렐치나에서 태어났으며, 1910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는 카푸친 작은 형제회의 수사로 활동하며 고해성사와 성체성사에 헌신했습니다. 1918년, 성 비오 신부는 그리스도의 오상(Stigmata)을 받아 평생 동안 그 상처와 고통을 감내하며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했습니다. 그의 영적 지도력과 치유의 은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며, 그의 병원 설립과 기도 생활을 통한 하느님의 사랑 증거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비오 신부는 깊은 신앙과 헌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하느님과의 깊은 영적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오상의 성인이자 고해성사와 기도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전한 그의 이름은 영성적인 세례명으로 매우 적합합니다.
빈첸시오 드 폴 (Vincentius de Paul)
축일: 9월 27일
성 빈첸시오 드 폴은 1581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성장하였으며, 신학 공부를 마친 후 사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슬람 해적에게 납치되어 노예 생활을 하다가 탈출한 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는 ‘선교 사제회’와 ‘사랑의 딸회’를 설립하여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일에 앞장섰고, 그의 자선 활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자선사업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빈첸시오 드 폴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과 봉사의 상징입니다. 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선택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로렌조 루이스 (Laurentius Ruiz, 라우렌티우스)
축일: 9월 28일
약력: 성 로렌조 루이스는 필리핀의 첫 번째 성인으로, 1600년경 마닐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중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며 도미니코회에서 교육받았습니다. 성당 복사와 서예가로 활동하며 안정된 삶을 살았으나, 1636년 살인 혐의로 고발된 후 필리핀을 떠나 일본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그리스도교 박해가 일어나자 체포되어 잔혹한 고문을 받았으나 신앙을 지키고 순교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로렌조 루이스는 믿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용기의 상징입니다. 신앙의 시련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은 격려와 영감을 주는 세례명으로 적합합니다.
미카엘 대천사 (Michael the Archangel)/ 미카엘라(Michaela)*
축일: 9월 29일
성 미카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군대를 이끄는 강력한 수호자로, "누가 하느님과 같으랴?"라는 뜻을 지닌 대천사입니다. 성경에서 그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호하고, 악마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며, 특히 요한 묵시록에서는 사탄과 그의 추종자들을 물리치는 천사들의 지휘관으로 등장합니다. 성 미카엘은 임종자들의 수호성인이자, 영혼을 하늘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미카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정의를 수호하고, 악과 싸우는 힘의 상징입니다. 신앙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수호자이자 영적 전투에서의 용기를 줄 수 있는 좋은 세례명입니다
가브리엘 대천사 (Gabriel the Archangel) / 가브리엘라(Gabriela)*
축일: 9월 29일
성 가브리엘 대천사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천사로 등장합니다. 구약에서는 다니엘 예언자에게 환시를 설명하고, 신약에서는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하며, 즈카르야에게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려주었습니다. 성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고, 이슬람교에서도 마호메트에게 예언을 전한 천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황 비오 12세는 성 가브리엘을 텔레커뮤니케이션 종사자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가브리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뜻을 전달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선택함으로써 신앙의 길에서 하느님의 인도를 받고, 소통과 중재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라파엘 대천사 (Raphael the Archangel) /라파엘라(Raphaela)*
축일: 9월 29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대천사와 함께 기념)
성 라파엘 대천사는 구약성경 토빗기에서 토비야와 사라의 기도를 하느님께 전달하고, 토비야의 길잡이로서 그의 여정을 도왔습니다. 그는 사라를 마귀로부터 해방시키고, 토비야의 아버지 토빗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등 하느님의 치유의 도구로 활동했습니다. 성 라파엘은 히브리어로 "하느님이 치유하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신약성경에서도 치유의 천사로 전승되어 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라파엘 대천사는 여행자와 병자를 돌보는 치유의 천사로, 보호와 치유의 상징입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하느님의 인도를 받고, 삶 속에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이름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의 여성형 이름: 미카엘라* 가브리엘라* 라파엘라*
예로니모 (Jerome, 제롬)
축일: 9월 30일
성 제롬은 345년경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경계에 위치한 스트리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로마에서 수사학과 고전 문학을 공부하고 성경 연구에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교황 성 다마소 1세의 비서로 임명된 그는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맡았고, 이를 통해 ‘불가타’ 성경이 탄생했습니다. 그는 베들레헴에서 수도 생활을 하며 성경 번역과 주석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420년 베들레헴에서 선종하였으며,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중 한 명이자 고고학자, 성서 학자, 사서, 학생 및 번역가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이유: 성 제롬은 성경 연구와 번역에 헌신한 성인으로, 성경을 통해 하느님을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신앙인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세례명입니다. 성경에 대한 열정과 지식을 상징하는 이 이름은 신앙 생활에서 깊은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선택입니다.
9월의 성인들은 우리에게 하느님을 향한 깊은 헌신과 믿음의 모범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이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그들의 덕행을 본받아 신앙 속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결단을 상징합니다. 성인들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세례명을 통해 신앙의 여정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은총이 함께하길 기도합니다.